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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시 추천 : 서귀포

by bansong100 2025. 2. 26.

서귀포

 

지은이 : 김연희  

 

나직히 불러보는 '누나' 속에  

바다가 출렁거립니다  

세파에 떠밀려  

섬이 된 누나가 떠오릅니다

 

얼굴의 마마 자욱  

가슴까지 번져  

섬이 되어서도  

한숨 그치지 않습니다

 

자라나는 동생들 키만큼  

휘어드는 누나의 등  

수평선에 겹치는 날  

피멍든 한 생애가 풀리는

 

서귀포에는  

폭풍주의보가 발효되었습니다  

지금도 바람 그치지 않고  

노랗게 얽은 누나의 꿈들만  

지상에 남아 뒹구는

 

서귀포  

나직히 불러보는 '누나' 속에  

어김없이 섬 하나 떠오릅니다

 

어부바,  

흰 등을 들이밉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