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귀포
지은이 : 김연희
나직히 불러보는 '누나' 속에
바다가 출렁거립니다
세파에 떠밀려
섬이 된 누나가 떠오릅니다
얼굴의 마마 자욱
가슴까지 번져
섬이 되어서도
한숨 그치지 않습니다
자라나는 동생들 키만큼
휘어드는 누나의 등
수평선에 겹치는 날
피멍든 한 생애가 풀리는
서귀포에는
폭풍주의보가 발효되었습니다
지금도 바람 그치지 않고
노랗게 얽은 누나의 꿈들만
지상에 남아 뒹구는
서귀포
나직히 불러보는 '누나' 속에
어김없이 섬 하나 떠오릅니다
어부바,
흰 등을 들이밉니다
